충북여성·시민사회단체, 철저한 진상조사·재발방지책 촉구
피해자 상담 결과 성추행 수위·정신피해 심각…파문 확산

▲하숙자(앞줄 왼쪽 두번째) 청주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센터 소장이 A면 이장단의 해외연수에서 벌어진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충북뉴스

[충북뉴스 청주=안영록 기자] “행정봉사자로서 모범이 돼야 할 한 마을의 이장들이 해외연수에서 여행사 직원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졌는가 하면, 섹스동영상을 함께 보자고 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충북뉴스의 ‘청주시 청원구 A면 이장단협의회의 해외연수 성추문’ 기사(10월 3일, 10월 5일, 10월 7일, 10월 11일자 보도)와 관련, 충북지역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문제가 된 이장들의 성추행 수위(?)가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A면 이장들의 해외연수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의를 일으킨 이장 3명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이장단협의회 차원의 기자회견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여성연대와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는 12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목도모와 선진지 견학이란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이장들의 해외연수가 유흥과 성추행 연수로 이어졌다는 것을 피해자 상담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일부 이장들은 당시 인솔자로 동행한 여행사 직원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는가 하면, 입에 담기 힘든 성적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한 이장은 여행사 직원을 불러 섹스동영상을 보자고도 했고, 또 다른 이장은 배안의 노래방에서 여행사 여직원의 엉덩이에 얼굴을 비비고 끌어안는 등 갖가지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한 이장은 연수 첫날부터 일정 내내 성매매를 알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다른 여행에서는 10만원에 성매매를 했다, 관광버스에 도우미를 태우고 다닌 적도 있다고 했다”면서 “이러한 일부 이장의 성적 폭력에 다른 연수 참가자 누구도 저지하거나 말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연수에 동행한 청주시의원도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나 몰라라 했다”며 “연수 참가자 대다수가 이러한 성폭력에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렸다”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귀국 후 여행사 사장은 문제의 이장단협의회에 정중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분개했다.

이어 “인솔자로 연수에 동행한 여행사 직원 여성 2명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장기간의 요양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해당 여행사는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고, 직원 한명은 결국 귀국 직후 퇴사했다”고 말했다.

단체는 그러면서 ▲청주시의 철저한 진상조사 ▲청주시의 전 지역 이장단과 주민자치위원 성매매 등 성폭력 예방 교육 및 재발방지책 마련 ▲문제의 이장들에 대한 직위 등 해촉 ▲청주시 공직사회의 불법적 여성폭력 행위 엄벌과 재발방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엔 ▲청주여성의전화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 ▲충북여성인권상담소 늘봄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부설 청주성폭력상담소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돌봄지부 충북지회 ▲젠터사회문화연구소 이음 등 충북여성연대와 ▲생태연고소 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청주노동인권센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청주KYC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경실련 ▲행동하는복지연합 등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가 참여했다.

한편 경찰 내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진 A면 이장단협의회의 해외연수는 청주의 B여행사를 통해 지난달 18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러시아 연해주지방의 항만도시 ‘블라디보스톡’에서 이뤄졌다.

당시 연수에는 A면 각 마을이장 40명과 지역구 시의원, 모 농협 조합장 2명 등 모두 42명이 참가했다. 경비는 1인당 75만원씩 지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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